집에 갈 생각만 하면 그냥 짜증이 솟는다.
집에 가기도 싫고, 안 갈수도 없다.
지난 일요일엔 아빠와 마주앉아 울었다.
버스에서부터 징징 짜면서 들어온 나를 불러 앉혀놓고 아빠는 무슨일이냐고 물으신다.
나는 화가난다고 무섭다고 다 짜증이 난다고 어쩌면 좋겠느냐고 묻는다.
밤길 때문에.
글쎄
학교문제 때문에.
음
아빠는 내 조급함을 그대로 들여다 보고 있다.
할 수 있는 만큼만 담을 수 있는 만큼만 가지고 가라고.
먼저 어딘가 조용히 다녀올 것을 권한다.
지방에 펜션을 한 일주일 잡아줄까 하신다. 귀여운 생각.
나는 할 수 있는 모든 말들을 뱉어낸다.
아빠한테 예쁘다는 말을 많이 못들어서 난 나이 많은 남자가 좋아.
아빠는 나한테 평범하게 살라고 말하지
아빠 이런 말도 안되는 산속에 기어들어와 집짓고 사는건 평범한 건가요.
아빠는 즐겁게 웃으며 돈을 벌어본 기억이 없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믿지 않죠.
아빠 나도 다 잘 살고 싶어서 이러는거에요.
뱉어내는 만큼 이야기는 투정으로 모인다. 눈물. 콧물.
뱉어내는 만큼 점점 알게된다.
아빠가 입으로 말해준다.
무엇보다 널 응원하는 사람은 나야.
네가 원하는 걸 막을 이유와 권리가 나에게 있겠니.
다만 아빠로서 네 미래가 걱정될 따름.
끝까지 나는 땡깡으로 마무리 한다.
그럼 앞으로 나를 공주님이라고 불러주세요.
하루 세번 안아주세요.
걱정보다 믿음과 응원을 주세요. 아빠
마음이 조금 녹는다.
아빠가 개새끼가 아닌거 다 알고있었어요. 그럼. 하지만
대화가 끝난 후 같이 한잔 하고싶은 마음은 여전히 생기지를 않는다. 아, 귀찮아.
한 사람에게 닥친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일관된 반응법이 성격이라면
나는 아빠를 많이 닮았다. 먼저 걱정. 사서 스트레스. 은근한 완벽주의. 쎈척.
마지막으로 아빠는 내 방에 찾아와 이렇게 살고 있지만 자기는 자기 자신이 싫다고 말한다.
옳커니!
아빠, 나도요.
나도 남들이 다 잘한다 멋지다 예쁘다 해도 내가 별로 좋지를 않아요. 똑같네 우리^^
참
울다가 웃다가
못살겠다 또 살만하다
좋다 싫다_기보다 죽이고 싶다
안아주고 싶은 아빠 아빠



